롱혼, 비스타, 윈도우 세븐 - 그리고 아크몬드 #1
[알림] 이 글은 아크비스타와 아크세븐에 동시에 포스팅 됩니다.
코드명 롱혼… 아크몬드, 블로그 시작
Codename Longhorn
과거를 되돌이켜 보면
가장 열정 있었던 시기.
문득, Windows 7(윈도우 세븐) 출시 후보 판을 사용하는 중에 이전의 롱혼(Longhorn; 비스타의 코드명)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되돌이켜 보면, 제가 블로그를 하게 된 것은 단순히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새로운 운영 체제에 대한 뉴스들을 모아 놓고, 베타 버전을 사용해 보면서 느낀 점들을 기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블로그를 하게 된 것도, 지금은 폐간된 HowPC의 한 구석에 나왔던 ‘태터 툴즈’를 잠깐 접하게 된 데에서 시작합니다. 태터 툴즈가 제로보드와 같은 웹 사이트 제작을 돕는 프로그램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서야 이것이 ‘블로그 도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비밀로 하고 싶습니다.^^;
철없는 고3 학생의 한 명으로, 수능이 끝난 뒤의 무료함을 블로그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채워 나간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전문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그저 다른 뉴스 사이트나 커뮤니티를 뒤적거리는 수준에 불과했었죠.
여러 번 뒤를 돌아보지만
그리 멀리 가지 못한 점이
아련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롱혼 블로그’(지금의 아크비스타)를 개설했던 것이 2004년이니, 윈도우 7(세븐)이라는 것이 나온 지금까지 많은 시간이 지났네요. 블로그를 개설했을 때는 지금까지 블로그를 하고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블로깅을 계속했습니다. ‘롱혼’이라는 차세대 운영체제가 만들어 지는 과정의 이야기들을 접하다 보니, 지루한 줄 모르고 지속해 나갈 수 있었죠. 거기다 블로그코리아나 올블로그와 같은 블로그 메타 사이트를 알게 되어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블로깅의 주제를 하나에 고정시킨 것에 대해서 후회도 많이 했지만, 점점 많은 블로거들이 한 가지 주제만 고집하는 저의 블로그를 기억하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의 존재를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여겼던 제 시각이 바뀐 것은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입니다.
‘롱혼 블로그는 대학교에 진학한 2005년 한 해 동안 가장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거의 하루에 1포스팅 이상을 할 수 있었으며, 블로고스피어가 양적으로 성장한 지금도 얻을 수 없는 수많은 댓글과 트랙백을 받았습니다.
저 또한 다른 블로그를 많이 방문하고, 읽은 글에는 빠짐 없이 댓글을 달았을 만큼 블로그에 빠져 들었습니다. 블로깅이 정말 재미있었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롱혼이 출시될 예정인 2007년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단지 어떤 회사가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주목하고 있었던 한 ‘작품’이 발표되는 의미였습니다. 제가 이 정도로 외곬수였는지 모를 정도로 말이죠!
윈도우 비스타의 출시… 아쉬움의 연속
Windows Vista Beta 1 시절 로고
…그리고 롱혼으로만 불렸던 윈도우 비스타가 정식 명칭이 되고, 2007년에 출시가 확정되었습니다. 롱혼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올랐고, 블로거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도 뉴스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직접 써 본 사람들도 많이 있었구요.
그러던 중 2006년 3월, 집안 사정에 의해 군 입대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물론 언제까지고 블로그에만 매여 있을 순 없지만, 비스타가 출시되기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안타까움은 커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제가 블로그를 하고 있지 못하는 동안에도 블로그나라님이나 Kudo L님 등 많은 분들께서 필자로 활동해 주셨기에, 비스타 블로그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외박이나 휴가를 나올 때는 비스타에 관련된 정보를 읽어 보기 바빴고, 댓글에 답을 다 하고 나면 복귀 날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스타의 출시가 9일 남았을 때, 마지막으로 정보를 접하고 부대로 복귀했습니다. 비스타가 일반에 정식으로 출시되었을 때 그것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지금까지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스타에 관한 많은 논란이 거세게 불었다는 사실을 친구들이 전화로 알려 줬습니다. 그 중 가장 컸던 것이 외국과 비교했을 때의 국내 판매 가격 문제, 호환성 문제(특히 인터넷 뱅킹), 높은 하드웨어 요구사항(Windows Aero 및 시스템 메모리 점유) 이었는데, 이것이 문제시 되어 언론에서 이슈가 되고 있을 때 저는 많은 소식들을 제대로 접하지 못했습니다.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
지니고 있던 순수함 마저
잃어 버린 걸지도 모릅니다.
롱혼 시절부터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탓인지, 출시된 비스타를 휴가를 나와서 살펴 보니 제가 상상하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we're just getting started 라는 문구가 선명히 기억나는 Longhorn Rock 비디오에 너무 빠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시 일정에 맞추기 위해, 현실적으로 적용 불가능한 많은 부분을 빼 버린 비스타는 참 아쉬웠습니다. 롱혼의 컨셉을 많이 잃어 버린 느낌이 들었기에 큰 기대를 갖고 있던 저는 실망도 크게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만져 본 비스타는 윈도우 XP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어서 익숙하다는 점이 다행스러웠고, 지금까지 나온 운영체제 중 가장 탁월한 안정성을 가졌으며, 번거로운 점은 있지만 강력한 보안 기능으로 믿고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아크몬드가 생각하는 비스타:
…제가 생각하는 비스타의 가장 큰 문제(걸림돌)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XP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아쉬운 점이었다고 직접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 가서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본사의 전략 문제였겠지만 비스타가 가지는 차별성을 윈도우 XP와 구별하지 않았던 점은 지금까지도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비스타는 빛을 잃어 감에 반해 XP는 비스타가 갖고 가야 할 것을 덤으로 가져 가면서 점점 내공이 쌓여 갔습니다. MS에서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XP와 비스타를 확실히 경계를 짓지 않다 보니 옛날 운영체제들과는 달리, XP는 그렇게 구형인 운영체제가 아니게 되어 버렸습니다.” (관련 글)
이젠 더 이상 비스타는 ‘차세대 운영체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젠, 윈도우 세븐(Windows 7)의 시대입니다. 저는 윈도우 세븐의 초기 버전을 사용해 보고 ‘윈도우 비스타와 큰 차이가 없구나’ 하고 비스타에 대한 실망을 세븐에까지 이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계속됩니다]
롱혼, 비스타, 윈도우 세븐 – 그리고 아크몬드 #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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